우선 저는 갑각류 성애자이며,
새우/게/가재 등을 무지 좋아하는 사람입니다.
따라서 제가 맛있다고 이야기는것이 보편적이 아닐 수 있으며
저는 왠만한 갑각류에는 다 만족하는 스타일임을 알려드립니다.
올해 초에 하남 수산시장에 있는 오양수산에 가서
킹크랩을 쪄와서 먹었었습니다.
1kg에 36000원정도 했던걸로 기억나고
2kg짜리 킹크랩과, 옆집가서 광어회 한접시 떠와서
성인 4명이 배부르게 먹었었죠.
최근에 그 때 그 맛이 잊혀지질 않아
여기저기 찾아보던 중에
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홍게를 발견하였습니다.
아직까지 동해에서 잡히고 있는 홍게는
대게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좀 더 심해에 서식하는 종으로
대게보다 붉다고 하여 홍게라고 불린다고 합니다.
이건 머 생물학적 차이인거고
음식학적으로 설명하자면 홍게는 대게보다 좀 더 껍질이 얇고 짭니다.
그래서 꼭 먹기전에 해줘야할 단계가 있구요.
이건 나중에 설명드리겠습니다.
싱크대에 옮겨놓은 홍게의 모습입니다.
위메프에서 3kg에 18000원인가에 샀던걸로 기억하구요.
총 8마리 왔습니다.
큰거 4마리 중간거 3마리 작은거 1마리
조업하고 당일 배송하는 것이라 하루 정도 걸렸구요.
아이스박스 개봉했을때는 반은 죽어있고 반은 까딱까딱 하는 수준이었습니다.
예전에는 다 살아서 팔딱거렸는데 이번에는 좀 아쉬웠습니다.
초반에 말씀드린 홍게가 대게보다 짜다는 말씀은
홍게가 몸 속에 바닷물을 머금고 있어서 그런 것입니다.
그래서 홍게는 찌기전에 대야에 수돗물 채운 후 10분 정도 담가두는 작업을 해야하는데요.
홍게도 찌기쉽게 죽이고, 바닷물도 좀 뺄 수 있어서 이 작업은 필수입니다.
홍게의 불순물도 제거할 수 있고, 바닷물도 제거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.
위의 사진처럼 찜통에 채반을 놓고 그 위에 홍게의 배가 보이게 해서
차곡차곡 쌓으면 됩니다. 꼭 배가 위로 보이게 해야 하구요.
채반 밑에는 수돗물 채워도 되고 소주나 청주 조금 넣어도 됩니다.
(잡내가 빠집니다.)
이렇게 해서 25분정도 강불에 찌고 10분정도 뜸을 들입니다.
절대 중간에 열면 안되구요. 아무리 보고 싶어도 꾹 참고 최소 25분은 지켜야 합니다.
이렇게 뜸까지 들이면 꺼내서 맛있게 먹으면 되죠.
자 이제 다 쪄졌으니 먹기만 하면 됩니다.
3kg인데 8마리인데 생각보다 양이 꽤 됩니다.
물론 싸게 산 거라 수율까지 챙기긴 좀 그렇구요.
먹어본 봐로는 다리는 80%, 몸통은 50% 찼습니다.
맛은, 훌륭합니다. 정말 훌륭합니다.
갓 쪄낸 홍게라 짜지않고 따뜻하고 안에 내장도 충분합니다.
여기서부터는 사진이 없습니다.
먹느라 정신없었고, 안에 살이랑 내장 발라내서 볶음밥까지 해 먹었습니다.
다음에 다시 한번 먹을때는 볶음밥 사진 찍어봐야 겠습니다.
볶음밥이 정말 죽여줬거든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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